카테고리 없음2020. 3. 18. 16:33

이유환 목사

이 책은 먼저 나는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세상의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가치를 평가받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유일한 존재인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즉, 모든 것의 핵심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으며, 창조는 하나님과의 관계의 시작이고, 죄는 그 관계의 단절이며, 구원(구속)은 그 관계의 회복으로서 영원한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임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하나님이 주시는 최고의 복이자 최고의 성공은 하나님과 깊은 관계 즉 하나님과 친밀해지는 데에 있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저자는 교회와 세상의 이분법적 시각의 위험성을 제시하고 있는데 성직과 세속직업, 성직자와 평신도, 신학과 세상 학문의 차별적 구분으로 나타나는 이른바 성속 이원론의 오류를 잘 지적해주고 있다. 특히 ‘세상’이라는 말은 교회 밖의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고 사랑하는 세속주의적 가치를 의미하는 동시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복음을 들고 사역해야 할 영역이라는 것을 명확히 알려 준다. 아울러 삶의 전 영역과 전 시간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순종하는 것이라는 이른바 ‘생활신앙’, ‘생활예배’의 진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선교’란 타문화권인 특정지역으로 나아가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From everywhere to everywhere) 나아가는 것이며, 우리가 사는 바로 이곳이 가장 시급한 선교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직 예수님을 믿지 않는 영혼들도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그들을 ‘비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언젠가는 하나님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올 잠재적 그리스도인 즉 ‘미그리스도인’으로 바라봄으로써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포괄하는 복음의 능력과 구원의 소망을 제시해 주고 있다. 선교는 이산가족의 상봉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개념 제시라 할 수 있다.

결국, 저자는 다양한 전문성을 포괄하여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이루어지는 이른바 ‘통합선교’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성경의 가르침에 비추어 강력하게 제시해 주고 있는데, 이는 하나님이 모든 선교의 주체시라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의 바탕 위에서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포괄하는 ‘총체적인 선교’로 나아가게 해주는 귀한 통찰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 많은 주목을 받는 Business as Mission(BAM)을 확장하여 Life as Mission(LAM) 즉 모든 삶의 현장이 선교지이고 모든 성도가 선교사라는 ‘생활 선교’의 개념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저자는 참된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생명 구조소로서의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채 사람들을 끌어모아 자기만족을 지향하는 폐쇄형 공동체(‘울타리 공동체’)를 벗어나서, 개방형 공동체 즉 흘러넘치는 사랑으로 생명을 살리는 열린 공동체(‘우물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참된 제자의 삶을 살기를 열망하는 모든 분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을 열면 샘물이 흐른다.

Posted by 소겸